에필로그: 다시 사용자에게
UX디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그 답이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를 되짚어봅니다.
이 시리즈는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UX디자인은 무엇인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디자인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갔고, 경험이라는 강의 원류를 탐색했으며, 인지라는 빙산의 수면 아래를 들여다보았습니다. 행동이라는 소용돌이에서 단서를 읽었고, 프레임워크라는 얼개 위에서 관찰하고, 정의하고, 시각화하고, 시나리오를 쓰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하는 여정을 따라왔습니다.
돌아보면, 이 모든 과정이 향하는 곳은 결국 하나입니다. 사용자입니다.
관찰의 대상도 사용자이고, 공감의 대상도 사용자이며, 디자인의 수혜자도 사용자입니다. 기법들은 바뀔 수 있고, 프레임워크는 진화할 수 있으며, 도구는 매년 새로운 것이 나옵니다. 그러나 사용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경험에 공감하려는 태도만은 바뀌지 않는 UX디자인의 본질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이 시리즈가 처음에 던진 질문으로 돌아갈 차례입니다. UX디자인은 무엇인가.
UX디자인은 사용자 경험의 속성에 대한 파라미터를 디자인 계획에 반영하여 다루겠다는 자기 선언적인 흐름이며, 직관이나 영감보다 객관과 관찰에 입각하여 디자인하는 자세 그 자체입니다.
이것이 이 시리즈의 핵심 테제입니다. 처음에 이 문장을 읽었을 때와, 지금 같은 문장을 다시 읽는 것은 다르게 느껴지기를 바랍니다. 경험의 파라미터—인지, 행동, 감성—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폈고, 그것을 다루기 위한 얼개와 도구들을 갖추었다면, 이 선언의 무게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자기 선언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UX디자인은 누군가가 부여하는 역할이 아닙니다. 나는 사용자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근거로 디자인하겠다고 스스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 선언이 있는 곳에 UX디자인이 있고, 그 선언이 없는 곳에서는 아무리 멋진 도구를 써도 UX디자인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이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UX디자인이 근본적으로 겸손의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직관과 영감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의 행동에서 배웁니다.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지 않고, 프로토타입을 통해 시험합니다. 한 번의 시도로 완성하려 하지 않고, 반복을 통해 다듬어갑니다. 이 모든 과정은 ‘내가 사용자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할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전제가, 역설적으로 사용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줍니다.
이 시리즈에서 거듭 강조한 것처럼, 기법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페르소나를 만들지 않아도, 여정 지도를 그리지 않아도, 더블 다이아몬드를 따르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사용자의 앞에 섰을 때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 그들이 말하지 못하는 것을 행동에서 읽어내려는 것, 그리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경험을 만들어내려는 것. 이것만 잊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UX디자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험의 강은 멈추지 않고 흐릅니다. 그리고 그 강의 흐름을 바꾸려는 우리의 노력도, 한 번의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어야 합니다. 기술은 변하고, 사용자도 변하고, 사회도 변합니다. 그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결국 사용자의 경험을 더 낫게 만들고 싶다는 의지뿐입니다.
다시, 사용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