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디자인하기 2

왜 우리는 사변(思辨)해야 하는가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디자인은 공예로부터 출발하였다고 여겨집니다. 디자인에게 주어진 첫 역할은 기능과 형태가 거의 완성된 디자인 대상물에 심미적인 요소를 더하여 상품성을 더 올리는 것이었는데, 이로 인해 디자인은 '제작 과정에서 장식을 더해 더 높은 값으로 판매하려 하는' 일종의 상술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당시 기준으로는 그렇게 볼 수도 있었겠지만, 이것은 오래된 오해일 뿐입니다. 디자인의 역할과 개념이 더 발전하면서 디자인은 공정의 초기 단계로 점차 옮겨 참여하게 되었는데, '기능과 형태를 어떻게 정할지' 고민하는 역할로 그 지위가 점차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점차 상품 구매 결정에 심미성을 중요하게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는데, 그렇게 보다 결정권을 가지기 시작한 디자..

미래를 위한 디자인 시작하기

스페큘러티브 디자인(Speculative Desig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디자인(Design)'이라는 개념은 처음에 공예(Craft)로부터 출발했다고 여겨지는데요, 공산품에 예술을 더하는 공예의 개념에서 점차 공산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예술을 생각하는 식으로 분화되어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식으로 무언가의 공정에서 그 목적과 효율성에 맞춰 기획하고 조율하는 것으로 의미가 확장되어 오던 '디자인'에 추측, 전망을 뜻하는 '스페큘레이션(Speculation)'이 붙은 것이지요. 즉,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디자인을 뜻하는 개념인데, 사실 이 자체는 '디자인'이라는 개념에는 자연스럽습니다. 디자인은 원래 그 목적물의 사용자와 사용환경을 예측하고 사용 목적에 맞춰 효율화된 형태를 제공해왔..